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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아동학대의 장벽을 뛰어넘어 회복을 향해
  2018-02-21 16:48:42 여수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김윤희   

일반적으로 동물이라면 상자 안에 있다가 전기충격을 받을 경우 재빨리 상자를 뛰어 넘어 전기충격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러나 피험동물이 아무리 도망가려해도 어딜 가나 전기충격을 받게 되자 처음 얼마간은 이 전기충격으로부터 벗어나려 애쓰던 그 피험동물은 결국 이 상황에서 도피하는 것을 포기하고 바닥에 엎드려 마치 전기충격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저항하지 않았다.

위 실험은 미국의 심리학자 Seligman이 1967년에 진행한 실험으로, 실험대상에게 어떠한 소리를 들려주고 뒤이어 전기충격을 주어 두 자극을 짝 지은 후 다시 그 대상에게 소리를 들려주었을 때 그 소리가 도피를 학습하는 데 무슨 영향을 미칠지 관찰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뜻밖의 결과가 연구진들을 놀라게 하였다. 상자 안에 있는 피험 동물이 전기충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태를 만들기 위해 상자에 장벽을 설치하였다. 장벽으로 인해 전기충격으로부터 도피할 수 없게 되자 그 피험 동물은 전기충격이 주어져도 전기충격을 피하려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엎드려 낑낑대기만 했다.

장벽을 치우고 실험대상이 조금만 자리를 옮기면 전기충격을 피하도록 실험조건을 바꾸어도 실험대상으로 삼은 동물은 그 자리에서 전기충격에서 오는 고통을 참기만 하였다.

Seligman이 안전한 자리에서 그 피험 동물을 불러도, 심지어 맛있는 음식을 안전한 자리에 두어도 그 동물은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전기충격을 참으며 그 자리에 엎드려있었다. Seligman은 이러한 현상을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아동학대 피해 아동들은 만성적인 학대에 노출되어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있을 수 있다. 아동‧청소년은 신체적으로 완전히 성숙하지 못하여 부모의 돌봄이 필요하고, 또한 경제력도 갖추지 못하였으며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 많아 가정에서 학대를 받더라도 도피하지 못할 수 있다.

아무리 도망가려해도 피할 수 없는 학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장벽이 사라져 고통을 피할 수 있더라도 아동학대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인고할 뿐 아무것도 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경찰은, 범죄 피해 이후 피해자들이 겪는 위와 같은 심리적 상해 혹은 신체적‧정신적 손상을 최대한 회복하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한 정책 내지 활동을 ‘회복적 사법’이라고 칭한다. 회복적 사법이 효과가 있는 지는 앞서 살펴본 Seligman의 조건형성 실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포나 무기력 등을 학습할 수 있다면 역으로 공포를 제거하는 것, 즉 긍정적인 정서를 학습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예로 Seligman의 학습된 무기력 예방 실험이 있다. Seligman은 학습된 무기력을 실험을 통해 확인한 이후 진행한 실험에서 한 집단의 개들에게 장벽을 넘어가면 전기충격에서 피할 수 있음을 학습시킨 후에 그 집단의 개들을 피할 수 없는 전기충격에 노출시켰다.

이 개들은 망설이지 않고 그 장벽을 뛰어넘었다. 이처럼 장벽에 갇혀 아동학대를 피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장벽을 넘어 안전한 지대로 넘어갈 수 있도록 우리 경찰이 도와준다면, 아동학대 피해자들은 장벽을 넘으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금세 학습하게 되어 곧 스스로 장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경찰은 아동학대 피해자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긴급조치를 통해 학대 발생 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하고, 긴급치료가 필요할 시 의료기관으로 인도한다.

또한 필요시 피해아동을 보호 시설에 인도하여 보호하고, 해바라기 센터를 통해 의료‧법률 지원 및 상담을 통한 심리 치유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보건복지부는 가구구성원으로부터 방임 또는 유기되거나 학대 등을 당하는 등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에 처한 학대 피해자들에게 긴급복지 지원 사업을 통해 의료‧생계‧주거‧사회복지시설 이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아동학대 피해아동과 보호자를 포함한 피해아동의 가족은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상담, 교육과 의료적ㆍ심리적 치료 등의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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